치과에서 "잇몸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많은 분이 스케일링 한 번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 분은 20분 만에 끝나고, 어떤 분은 마취를 하고 네 번에 나눠 옵니다. 같은 단어를 쓰지만 안에 들어 있는 처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 경계가 어디에서 갈리는지 살펴봅니다.
경계를 만드는 것은 '깊이'다
치아와 잇몸 사이에는 원래 얕은 틈이 있습니다. 이 틈에 치석과 세균막이 자리를 잡으면 염증이 생기고, 염증이 오래가면 틈이 점점 깊어집니다. 이 깊이를 눈금이 있는 탐침으로 재는 것이 치주낭 검사입니다.
염증이 잇몸 표면에 머물러 있는 단계를 치은염이라 부릅니다. 이 단계는 원인을 제거하면 되돌아옵니다. 반면 염증이 잇몸 아래 뼈까지 내려가 치조골이 녹기 시작한 단계를 치주염이라 부르는데, 이미 내려앉은 뼈는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목표가 되지 않습니다. 더 진행하지 않게 붙잡는 것이 치료의 목표가 됩니다. 이 차이를 알고 시작해야 치료 후에 기대가 어긋나지 않습니다.
진료실에서 실제로 확인하는 것
- 치주낭 깊이 — 치아 하나당 여러 지점을 잽니다. 한 입 안에서도 얕은 곳과 깊은 곳이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방사선 사진의 뼈 높이 — 뼈가 얼마나 내려앉았는지는 눈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이 있어야 판단이 됩니다.
- 탐침 시 출혈 — 피가 나는 부위는 염증이 활동 중이라는 신호로 읽습니다.
- 치아 동요도 — 흔들림이 있으면 지지 조직의 손실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뜻입니다.
단계가 올라가면 처치도 달라진다
얕은 단계에서는 눈에 보이는 치석을 제거하고 칫솔질 방법을 교정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정리됩니다. 잘 닦이지 않던 부위를 찾아 닦는 방법을 바꾸는 것만으로 출혈이 멎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깊은 단계에서는 잇몸 속에 잠긴 뿌리 면까지 다뤄야 합니다. 마취를 하고 부위를 몇 구역으로 나눠 여러 번에 걸쳐 진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 번에 다 하지 않는 것은 시간을 끌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 회에 다룰 수 있는 범위와 회복 부담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치료보다 재평가와 유지관리가 결과를 가른다
치주치료에서 자주 놓치는 단계가 재평가입니다. 잇몸은 처치 직후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단단해지기 때문에, 일정 기간을 두고 치주낭 깊이와 출혈을 다시 재야 효과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치주 기구 조작 후 임상지표가 어떻게 변하고 재평가를 언제 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다룬 체계적 문헌고찰들이 이 간격의 근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재평가가 끝나면 치료는 종결이 아니라 주기로 넘어갑니다. 정기 유지관리를 지킨 경우의 장기 임상 이득을 정리한 문헌고찰이 있고, 환자가 유지관리 방문을 얼마나 지키는지가 치아와 임플란트 주위의 안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검토도 나와 있습니다. 3개월인지 6개월인지는 치료 후 재평가 결과와 위험 요인(흡연·당뇨·구강위생 상태)을 함께 보고 정합니다.
미루지 않는 편이 나은 신호
- 칫솔질할 때 피가 반복해서 난다
- 잇몸이 내려가 치아가 길어 보이고 시린 부위가 늘었다
- 특정 치아에 씹는 힘이 실리지 않는다
- 양치를 해도 입냄새가 금방 돌아온다
치주질환은 통증이 늦게 오는 편이라, 아파서 오시는 시점에는 이미 단계가 올라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깊이를 재는 것이 조기에 알아차릴 수 있는 사실상의 방법입니다.
집에서의 관리가 진료실의 결과를 좌우한다
치주치료는 진료실에서 하는 처치와 집에서 하는 관리가 절반씩 나눠 갖는 치료입니다. 잇몸 속 깊은 곳을 정리하는 것은 진료실의 몫이지만, 하루 두세 번 그 부위에 세균막이 다시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은 집의 몫입니다. 어느 한쪽만 해서는 유지되지 않습니다.
- 칫솔은 잇몸선을 향해 — 치아 표면만 닦으면 정작 염증이 생기는 경계부가 남습니다. 칫솔모 끝이 잇몸과 치아 사이에 살짝 들어가도록 각도를 줍니다.
- 치실이나 치간칫솔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 — 치아 사이는 칫솔모가 닿지 않는 구조입니다. 치주낭이 깊었던 부위일수록 사이 공간 관리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 도구는 부위 크기에 맞춰 — 치간칫솔은 굵기가 여러 종류입니다. 부위마다 맞는 굵기가 다르므로 진료실에서 자기 입에 맞는 크기를 확인받는 편이 좋습니다.
- 가글은 보조 — 물리적으로 세균막을 걷어내는 과정을 대신하지 못합니다.
재평가에서 잔존 치주낭이 남은 경우 국소 부가치료를 함께 쓰는 방법이 네트워크 메타분석으로 비교되어 있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부가적 방법도 기본 관리가 서 있을 때 의미가 생긴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언급됩니다.
전신 상태와 함께 보는 이유
치주질환은 입 안에만 머무는 문제로 다루지 않는 추세입니다. 혈당 조절 상태가 좋지 않으면 치주 염증이 잘 잡히지 않고, 반대로 치주 염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혈당 관리에도 부담이 된다는 방향의 연구들이 축적되어 왔습니다. 흡연 역시 치주 조직의 회복을 늦추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래서 잇몸치료를 시작할 때 복용 중인 약과 전신 질환을 묻는 것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닙니다. 치료 주기를 정할 때도 이런 요인이 있는 분은 간격을 더 짧게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계별 흐름을 더 자세히
스케일링과 깊은 치주치료의 경계, 재평가 시점, 유지관리 주기를 진료 순서대로 풀어 놓은 자료로는 울산 중구의 태화올데이치과의원이 정리한 잇몸치료 단계별 안내가 참고가 됩니다. 각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왜 기다리는지를 근거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 상담 전에 읽어 두면 질문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정리
잇몸치료의 범위를 정하는 것은 증상의 세기가 아니라 측정된 깊이와 뼈의 상태입니다. 그리고 결과를 가르는 것은 처치의 종류보다 그 뒤의 주기 관리입니다. 잇몸은 치료하는 조직이라기보다 관리하는 조직에 가깝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치과에서 듣는 설명이 훨씬 명확해집니다.